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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Design

좋은 디자인 팀 만들기

 프로토파이는 그동안 스쿼드 형태로 일하며 디자이너 개인이 일정 영역의 A to Z를 책임져왔다. (워크숍 때 기준으로 6명의 디자이너가 독립적으로 일하던 시기) 애자일 하게 움직이다 보니 빠르고 긴밀하게 협업하는 것은 분명 장점이었지만 하나의 프로덕트를 만들면서도 각각의 작업 방식이나 지향점에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고, 조직이 급속도로 커가는 시점에서 이 간극을 줄이려면 결단이 필요했다.
이에 Squad 체제로 빠르게 움직이되, 동시에 전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제품디자인팀이 결성되었다.
이제는 개개인이 아닌 하나의 디자인 팀으로 프로덕트의 방향성을 가다듬고 완성도를 높일 단계. 바뀐 조직 구조에 맞게 움직임도 바꿔야 했다.

 

우리 팀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개개인은 팀 안에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팀의 방향과 목표를 정하기에 앞서 서로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먼저 각자가 가진 역량과 팀의 역량을 파악하기로 했다.

 

 

 

우리는 깃헙의 디자인 팀 빌딩 사례 - Building appropriate design teams 와, 피그마 디자인 팀의 How we built the Figma design team 를 참고해서 역량 차트 그리기 워크숍을 진행했다.

둘 다 영어라 워크샵 하면서 만든 한국어 버전의 템플릿을 공유한다 - 디자이너 역량 차트 샘플 한국어

 

 


 

1. 우리 팀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 키워드 나열하기

시작하기에 앞서 시간 단축을 위해 피그마와 깃허브의 사례에서 나왔던 키워드를 나열하고, 그동안 프로토파이 Job description에서 중요하게 언급한 단어들을 더했다. 한 명이 보드를 사전에 준비했기 때문에, 각자 살펴보고 생각나는 것들을 추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산의 시간

 

전체 키워드에 대한 의견 합의

같은 단어라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먼저 나열된 단어들에 대한 각자의 이해를 공유하며 키워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키워드 선정은 개인 의견 반영을 위해 공동으로 작업하지 않고 각자 페이지에 완성된 템플릿을 복사해서 사용했다.

 

 2. 팀 키워드 추리기 

각자 선정한 키워드는 한 데 모아 득표율(?) 순으로 나열하고 상위 16개를 결정했다. 동률인 것도 많아서 각자 의견을 공유하고 합의하는 과정에 꽤 많은 시간이 들었다. 여기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뒤에 평가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이 단계에서 팀원들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각자 선정한 키워드를 한 데 모아 득표율 구분하는 중. 그 와중에 얼라인 맞추는..

 

 Must have를 뽑으려면 어차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Must have, Good to have 구분하지 않고 ‘이건 없어도 함께 일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느끼는 역량만 제외하기로 했는데, 다 하고 보니 애초에 둘을 구분했으면 결정이 더 쉬웠을 것 같다. Must have 5표와 Good to have 5표는 다르니까. 

 

3. 선정한 16개 키워드로 차트 만들기

 

 

업무 성향과 관련된 키워드들은 채용 시 면접에서 검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많이 떨어져 나갔다. 선정된 키워드를 성격에 따라 그루핑 해보면 디자인 - 협업(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좁혀진다.

 

4. 자기 평가

 차트를 만들면서는 평가 기준을 딱 떨어지게 정하고 싶었지만, 16가지나 되는 키워드에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었고, 애초에 각자의 점수를 매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1-5점으로 대략적인 구간을 나누어 자기 평가를 진행했다.

 

자유분방한 우리들

 

 처음 시작할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우리 겸손 떨지 말고 솔직하게, 잘하는 부분은 진짜 높은 점수 줍시다!' 했는데, 슬프게도 결과에서는 다들 본인의 역량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함께 일해본 팀원들이 항목별로 피드백을 주었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점수를 조정했다.

 

5. 팀 평가

마지막으로 항목별 자기 평가 점수를 합산, 평균을 내서 팀 역량 차트를 그렸다. 신기하게도 들쭉날쭉했던 개인 차트의 빈 공간이 많이 채워졌다.

 

 

 

우리 팀은 판단력, 설득력,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빠른 학습 능력에 강점이 있는 반면 정량 데이터 이해 능력과 비주얼 디자인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들 눈이 높아서인것으로..

 


 

우리 팀은 이 차트를 이렇게 활용했고, 활용할 예정이다

 워크숍을 준비하고, 우리 팀에 맞게 커스텀하고, 자기 평가와 팀 차트를 마무리하기까지 시간을 더하면 꼬박 하루.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에서 팀원 전체가 제품이 아닌 다른 것에 만 하루를 쓰는 것은 생각보다 큰 투자였는데, 삼 개월 정도 지난 지금 돌아보니 그 하루가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뜻깊은 시간이었다. 우리 팀은 서로 알아가는 것에서 나아가 채용, 회고, OKR, 평가제도 등 개인과 팀 전체의 성장을 위해 이 차트를 참고하고 있다.

 

채용

가까운 미래(2021년)와 그 이후의 청사진을 그려 보고, 우리 팀에 지금 꼭 필요한 역량을 꼽아 채용을 진행했다. 우리가 함께할 팀원을 구하는 데 팀 역량 차트가 중요한 지표 역할을 했다. 

 

회고 

얼마 전 연말 회고를 했는데 개인이 진행한 프로젝트별 회고와 함께 지난 9월 작성한 개인 역량 차트를 보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차트를 보면서 회고하니 신기하게도 3개월 동안 변화한 부분들을 서로가 느낄 수 있었다. 

 

나의 경우 16개 역량 중 프로토타이핑 능력을 강화하고 싶었다. 워크숍 이후 프로젝트에 프로토타입 프로세스를 추가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디자인하고 나서 해당 기능으로 만든 샘플 프로토타입을 직접 만들어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의도적인 노력들을 했고, 해당 역량의 점수가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OKR 

회사 차원의 활동은 아니지만, 팀에서 회고와 함께 내년도 목표를 (벌써) 공유한 분들이 있었다. 이 역시 개인 역량 차트를 돌아보고, 집중적으로 향상시키고 싶은 능력과 범위를 선정, action items까지 만든 것. 

 

평가 제도 

 개인이 직무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평가 제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분기별로 역량 차트를 새롭게 그려보려고 한다.

 

 


 

마치며

 앞에서도 말했지만, 키워드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야 한다. 구체적이고 알기 쉬워야 하며 모두가 같은 이해를 가져야 한다. 

 기억에 남는 예시로 '설득력', '판단력', '프로덕트 센스'가 있다. 우리가 합의한 '설득력'은 디자인 과정에서 논리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하고, '판단력'은 팀의 리소스와 회사의 비즈니스적인 상황들을 고려해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설득과 판단은 일상에서 많이 쓰는 단어라 그 의미를 누구나 다 알고있지만, 쉬운 만큼 여러 상황에 조금씩 다르게 쓰일 여지가 많기 때문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끝까지 많은 얘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프로덕트 센스'는 시장의 트렌드와 사용자 니즈를 꾸준히 트래킹 하고, 제품에 반영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부분은 평소에 자주 쓰는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의미와 일치하는 아티클을 찾아 보드에 링크로 걸어두었다. 

 애초에 템플릿이 영어로 작성되어 있는 걸 번역해서 사용했는데, 어떤 것들은 번역하지 않고 영문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직관적일 때도 있었다. 번역이 어려운 경우 억지로 가까운 단어를 찾지 말고 영문 그대로 두는 걸 추천한다. 

 

조직의 구조나 크기, 성향에 따라 키워드가 달라져야 한다. 


 PM 없이 디자이너 1-2명이 엔지니어 5-6명과 함께 팀을 이뤄 피쳐 선정, 기획부터 개발까지 모든 업무를 진행해온 기존 구조에서 디자이너는 일정을 산정하거나 개발 스콥을 결정하는 일까지 엔지니어와 함께 주도해야 했기 때문에 UX, UI 디자인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과 설득, 판단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또한 중요한 역량으로 꼽혔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의 팀 역량 차트를 보면 필요한 인재를 적절하게 채용해온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변화된 조직에서는 PM 그룹이 생겨났고 엔지니어와도 팀이 분리되었으므로 자연스럽게 프로젝트 매니징보다는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UX, UI차원의 디자인 완성도를 올리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현재 팀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에서 나아가 앞으로 변화할 팀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이번 워크숍의 핵심이었다. 템플릿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회사와 팀의 상황에 맞게 함께 만드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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